오늘은 인프랩(인프런) 입사 2주년이다. 시간이 진짜 빠르게 흘렀는데 진짜 길게 느껴진다. 이제 고작 2년이라니 못해도 3년쯤은 된 거 같은데… 그냥 1.5배 압축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보다 생각하기로 하고 인프랩에서 지난 2년 동안의 큼지막했던 일들을 정리해보았다.
- 22.02.21 콘텐츠MD & 커뮤니티 매니저 역할로 입사
- 22.04 인프콘 2022 준비 TF 리드 맡음
- 22.08 인프콘 2022 개최
- 22.08 조직구조 변경 → 개발 콘텐츠 담당 MD
- 22.09 커뮤니티 파트 신설 → 커뮤니티 파트 리드 맡음
- 23.02 개발 콘텐츠 셀 (목적 조직) 리드 맡음
- 23.02 인프콘 2023 준비 TF 리드 맡음
- 23.08 인프콘 2023 개최
- 23.12 조직구조 변경 → 콘텐츠 파트 (기능 조직) 리드 맡음
- 24.02 인프콘 2024 준비 TF 리드 맡음
목표가 다른 세 조직을 동시에 리딩하면서 어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것 같다. 다 잘해내고 싶었고 그만큼 시간과 노력과 마음을 썼다. 힘들었지만 뿌듯했고, 뿌듯했지만 힘들었다.
콘텐츠 파트의 앨리스
콘텐츠 파트는 인프런 비즈니스의 중심인 강의 콘텐츠를 수급하는 역할을 한다. 인프런의 두 고객군 중 한 축인 지식공유자분들과 최전선에서 만나는 팀이기도 하다. 맨처음 인프런 입사할 때 MD로 입사하기도 했고 콘텐츠와 관련된 일(IT 도서 기획 편집자)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인지 MD 업무는 나에게는 익숙하면서도 새롭고 애정이 가는 일이다.
작년에 개발 콘텐츠 셀을 맡았을 때는 MD, 에디터, 마케터가 함께 일하는 목적 조직으로 움직였다. 마치 예전에 편집자로 일할 때였다면 하나의 책을 만들어 성공시키기 위해 기획부터 편집, 마케팅까지 혼자 했을 일들을, 우리 셀 콘텐츠들의 성공을 위해 각자의 전문성을 가진 팀원들과 목표를 맞춰나가면서 함께 해내는 느낌이 꽤 좋았다.
여러 변화로 인해 조직 구조가 변경되면서 작년 12월부터는 MD 직무로만 구성된 콘텐츠 파트를 맡게 되었다. 사실 쭈가 파트 맡아줬으면 좋겠다고 처음 제안해주셨을 때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지만 ‘알겠습니다’라는 답변이 단번에 나오지는 않았었다. 기능 조직인 콘텐츠 파트는 업무 목표나 방향을 잡는 방법도 달라져야할 것이고 파트 상황상 부담이 되는 부분들도 있었다.
실제로 파트 맡고 나서 얼마 전까지는 진짜 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우리 회사 오고나서 출근이 힘든 건 처음이었다ㅋㅋㅋㅋ 첫 인프콘 준비하던 그 빡센 시절에도 출근이 힘들진 않았는데, 매일매일 내가 리드로서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그러다 작년 말에 결국은 번아웃 와서 연말 공개 회고도 못쓰고 골골 상태였는데 주변 사람들이랑 이야기 많이 나누면서 스스로 ‘아직 콘텐츠 파트 리드 수습 기간 중이라 힘든 거야’라고 생각하니까 그나마 좀 괜찮아졌다.
암튼 돌이켜 보면, 콘텐츠 파트의 일은 언제나 나에게 더 잘해내고 싶은 일이었다. 앞으로 방향 잘 잡고 팀원들이랑 같이 잘해내서 올해 안에 ‘요즘 인프런 강의 완전 대박이더라’ 소리를 꼭 한번 들어보고 싶다.
커뮤니티 파트의 앨리스
커뮤니티 파트는 IT 업계의 유저들에게 ‘인프런’이라는 제품과 서비스를 브랜딩하고, 우리가 속한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기여하는 역할을 한다. 예전에 Developer Relations 업무하면서 개발자 대상의 제품이 아닌 ‘개발자 채용’을 브랜딩하는 역할에 못내 아쉬움을 느꼈었는데, 그런 면에서 지금의 커뮤니티 파트가 하고 있는 역할이 정말 마음에 든다.
처음 입사했을 때 커뮤니티 매니저는 나 혼자였는데 커뮤니티 파트로 신설된 건 첫 인프콘이 끝나고 22년 4분기 시작 즈음이다. 회사 방향성에 맞게 파트 방향성을 세팅하는 작업을 하고, 23년에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 인프런 퇴근길 밋업과 외부 개발자 커뮤니티 후원을 시작했다. 커뮤니티 파트가 타겟하는 유저층이 확장되면서 작년 말에는 팀원도 한 명 더 충원되었고, 올해부터 새롭게 인프런 워밍업 클럽 커뮤니티도 시작했다. 매월 밋업도 진행할 예정이고, 후원도 꾸준히 할 거고, 협업도 늘어날 거라 올 한 해가 아주 다채로울 예정이다!!!
인프콘의 앨리스
지난 2년간 인프콘에 대한 심정은 ‘진짜 뿌듯하지만 이걸 지금 내가 벌써 세 번째 준비를 하고 있다니!?’로 요약할 수 있겠다. 인프콘이 나의 시간을 1.5배 압축적으로 느끼게 해준 주범인 듯ㅋㅋㅋㅋ 인프콘 덕분에 3년째 여름 휴가도 없다.
비록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사실 행사하는 사람에게 행사는 늪이다. 준비할 때 그렇게 힘들다가도 행사 끝날 때의 그 맛 때문에 늪처럼 다시 빠져든다. 얼마전에 대행사 이사님이랑 식사하면서도 비슷한 이야기했다.
작년 인프콘 TF 회고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내가 인프콘을 맡지 않게 되는 언젠가의 날이 오기 전까지는 매해 계속해서 발전하는 인프콘을 만들고 싶다. 그래서 10년이 지나도 회자되는 KTH의 H3 개발자 컨퍼런스처럼 나중의 IT 생태계 사람들에게 “인프런이 만든 인프콘이 진짜 최고였지”라는 기억을 남길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냥 앨리스
항상 말하지만 나는 일을 좋아한다. 일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그동안은 ‘저는 일하면서 자아 찾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했었는데, 최근에는 일 자체가 나에게 도파민이고 일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고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일 만들어내면서 너무 재미있겠다며 흥분하고, 늦은 밤에 새 메시지도 없는 슬랙을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가면서 다시 보고, 이슈가 생기면 ‘해결할 문제가 발생했군!’ 이러면서 뛰어들고. (팀장되고 좀 더 심해진 듯)
암튼 이렇게 항상 레이더를 켜고 살다보니 요즘의 나에게 휴식은 ‘슬랙 알림을 끄는 것’이다. 옛날보다 일 새로 만드는 것도 쪼금 줄어들긴 했고 (아닌가), 번아웃 왔던 거 극복 중인데 3월에 비행기 티켓 끊어 놓은 거 기다리면서 살고 있다.
입사 4개월차 때 쓴 이직기 다시 보니까 그때의 내가 가장 많이 느꼈던 감정이 ‘살아있다’라고 적어놨던데 ㅋㅋㅋㅋㅋㅋㅋ 입사 2주년의 나는 매일매일 도파민 터지는 하루를 보내며 이것이 잘 살아있는 것인가(??) 곱씹으며 어느덧 완연한 스타트업 인간이 되었다. 올해는 커리어 10년차가 되는 해이기도 해서 뭔가 감회가 좀 새롭다. 암튼 새로운 한 해도 또 무럭무럭 성장하면서 잘 살아봐야겠다! 힘내자!
+ 아! 근데 내 인생에 스타트업은 인프랩 하나면 충분한 거 같기도 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 입사 2주년 회고: 일에서 도파민 찾는 사람 - 2024년 2월 21일
- 리더십 교육: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12기를 수료하며 - 2023년 12월 13일
- 인프콘 2023 회고: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언제나 좋은 방법은 있다 - 2023년 9월 15일
‘24.02 인프콘 2024 준비 TF 리드 맡음’
이 한 줄 보고 가슴이 웅장해졌는데요. 아래에 사진보고 나니 숙연해졌습니다.
하지만 준비해주신 컨퍼런스 덕분에 좋은 분들 많이 만나서
가는 곳마다 꼭 가보라고, 네트워킹 꼭 하시라고 추천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