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일을 좋아하는가 – ‘마케터의 일’을 읽고

사회 생활 4년차. 이제는 인정하기로 했다. 나는 일하는 게 좋다.

《마케터의 일》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내가 추상적으로만 생각했던 ‘나는 일하는 게 왜 좋지?’라는 궁금증에 대한 답을 글로 풀어내 준 것이다. 덕분에 내가 일을 왜 좋아하는지, 어떤 일을 할 때 기쁜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글로 풀어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을 좋아하는 이유


나는 IT 도서 기획 편집자로 일하고 있다. 아이템을 기획하고, 저자를 섭외하고, 저자와 함께 원고를 개발하고, 편집하고, 마케팅하는 일까지 맡고 있다. 책 한 권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함께 한다. 때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상황들 때문에 힘들기도 하지만 이 일이 좋은 이유를 이 책에서 찾았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막 알리고 싶고, 남들에게 소개하면서 눈이 반짝거려지는 그런 것 말이에요. 마케터가 자기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할 때 기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좋아하는 브랜드의 일을 해야 더 잘할 수 있습니다. – 211p

나는 우리 회사의 슬로건인 ‘사람을 구체적으로 도와주는 책’이 좋다. 고생해서 책 한 권이 나온 후에, 우리 책이 정말 도움이 되었다는 피드백을 들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내가 세상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 일을 하려는 이유


재작년에는 이상한모임의 이모콘 스탭과 파이콘 Apac 스탭으로, 작년에는 비영리 코딩 교육 단체 코딩클럽에서 청년샘으로, 올해는 파이콘 준비 위원회로 끊임없이 일을 찾는 이유 역시 발견했다.

일을 좋아하는 사람

제대로 목표를 잡아내고 함께 방법을 찾아내고 변화를 만드는 일 자체를 즐기는 거예요. 동료들과 일하는 게 정말 재미있고, 사람들이 배달의민족을 좋아하게 되는 게 좋고,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아가고 성장하는 게 너무 좋아서 사실은 월급 주지 않아도 할 수 있지만 그건 비밀로 하고 살고 있죠.- 212p

나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쌓고 성장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때는 돈을 받지 않아도 즐겁다.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거창한 목표까지는 아니더라도, 당장 근처에 있는 한 사람에게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기쁘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것! 같은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과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토론하는 것이 너무 즐겁다.

잘하는 걸 보는 것만으로도 ‘저런 세상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보니까 알게 되고, 알게 되니 그때부터 가능성이 열리더라고요. 일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그때의 경험이 엄청난 자극이 됐죠. 모르면 상상할 수도 없어요. -23p

세상에는 멋진 사람이 너무 많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있으면 그 사람들을 만날 수가 없다. 할까말까할 때는 대개 일단 하는 편인데 어떤 경험이든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더라.

 

그래서 나는 앞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재미를 느끼며 해 온 일들을 정의해 보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를, 여러 사람과 함께 기획해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이 정의를 만족하는 일이라면 그 어떤 것이라도 도전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명확한 인생의 목표를 찾은 것은 아니라 그때까지 계속 일을 벌이고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