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나는 공식적으로 누군가의 사수와 같은 존재가 되어 본 적이 없다. 동등한 관계, 협력하는 관계, 내가 조금 더 먼저 해보았다는 이유로 도움을 줄 수 있었던 관계의 사람들, 그리고 상사를 모시고 일해왔을 뿐. 이전 직장에서 팀장 대행을 한 적은 있지만 누군가를 케어하거나 무언가를 결정하는 진짜 팀장은 아니었다.
#2
지난 몇 개월 간 회사에서 그리 크진 않지만 나름대로 ‘결정’을 내리는 경험을 해보았다. 그 과정 속에서 나의 위에 계셨던 분들이 나에게 했던 질문들을 내가 그대로 말하게 되던 순간들을 여러 번 맞이했다. 어떤 고민에서부터 시작된 질문들이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3
어떤 순간에는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아서 그 분들과 같은 질문을 했다. 어떤 순간에는 결정한대로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알기 위해 같은 질문을 했다. 그리고 또 어떤 순간에는, 이 결정을 통해 나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들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같은 질문을 했다.
#4
나는 누군가에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 기쁘다.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을 할 때 나와 일하는 상대에게 자꾸만 진심이 된다. 나와 함께 일하는 순간들이 즐거운 기억으로, 알찬 것들이 가득했던 시간으로 남기를 바란다. 물론 언제나 그럴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결국은 일도 사람과 사람이 함께 하는 거니까.
#5
이번 글을 쓰면서 나에게 ‘성장한다’는 것은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의 나에게 ‘좋은 결정’이란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정’을 의미한다.
#6
결정한다는 건 책임을 진다는 것과 같은 의미일 수도 있겠다. 아직은 내가 책임져야하는 무언가가 크지 않아서 ‘좋은 결정’의 정의가 조금은 좁은 것 같기는 하다. 근데 이렇게 정의를 내리다보니 이게 꼭 일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넓게 보면 그냥 나의 인생에서의 성장으로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다못해 결혼 준비도 결정할 일 잔뜩이었는 걸.
#7
그래서 좋은 결정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인생의 어떤 경험이든 너무너무 소중한 것 같다. 한 번 사는 인생인데 재미나고 즐겁게 이것저것 많이 경험해보면서 살아야 하는 거 아니겠나!? (결론이 이상해) 아무튼 앞으로도 많이 경험하고, 많이 고민하면서, 주변 사람들을 위해 좋은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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