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랑 가까이에서 일하면서 개발자는 아닌 사람의 어느날 이야기 (feat.DevRel)

#1

Developer Relations 활동을 시작하고 싶은 어떤 회사 분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었다. 개발자들에게 회사를 알리기 위해 어떤 컨텐츠를 준비해서 공유하고자하는데 도움이 될지안될지 고민 중이시라는 질문을 주셨다. (기술 공유는 언제나 좋은 활동이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목적이 중요하지 않겠냐는 답변을 드렸다.

#2

회사의 기술력을 드러내고싶거나 이 회사에서 겪을 수 있는 기술적 경험을 알리는 것이 목적이라면 기술 블로그 글을 중점적으로 준비해보시면 좋을 수 있다. 회사 밖의 개발자분들이 구글링할 때 검색이 잘될뿐더러, 내용을 더 디테일하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 자체보다는 개발 문화를 알리거나 개발자의 일상(물론 기술과 뗄 수는 없겠지만)을 통한 회사 소개를 목적으로 한다면 조금 더 캐주얼한 유튜브 등의 영상으로 풀어내보는 방향도 좋을 수 있다.

#3

하지만 이 모든 개발자향 컨텐츠의 시작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사내 개발자분들이다. DevRel에서 아무리 애써도 결국, 기술 공유 의지가 충만한(또는 충만하게 되어진) 사내 개발자분들이 계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DevRel 활동을 시작하고 싶으시다면 이러한 의지를 가진 사내 개발자분들을 찾는 일부터 시작하셔야할 것 같다는 말씀도 드렸다.

#4

사실 개발자향 컨텐츠가 블로그 글, 유튜브 영상 뿐인 것은 아니다. 개발자 대상 행사(밋업, 컨퍼런스, 해커톤 등), 개발자 대상 교육, 개발 커뮤니티와의 관계, 하다못해 SNS 포스팅에 올라가는 텍스트 한두줄까지 모든 것을 다 컨텐츠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중 개발자분들 없이 만들어 낼 수 있는 건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심지어 각각의 컨텐츠를 다루는 전문가들은 또 따로 있지… 

#5

IT 책을 만들기 시작했던 때부터, 개발 커뮤니티 운영진, DevRel까지. 개발자분들과 함께 개발자향 컨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고 운영하고 홍보하는 일을 한지도 이제 7년차이다. 이정도면 나에게 전문성이 생긴건가 싶다가도, 결국 나는 원재료를 가진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고민이 될 때도 많다. 나는 정말 ‘잘’ 하고 있는 것일까.

#6

고민은 하더라도 일은 굴러가야한다. 요즘 회사 일 중 가장 애정을 쏟고 있는 라인개발실록 유튜브 채널에는 1주일에 한 번씩 영상이 올라간다. 주제를 정하고, 게스트&MC분과 사전 논의를 하고, 촬영을 하고, 편집을 하고, 썸네일을 준비하고, 업로드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구르고 있다. 근데 그 와중에 똑같은 형식만 반복하면 재미 없으니까 틈만 나면 새롭게 해보고 싶어서 안달복달. 말이 쉬워 1주일에 한 번이지 정말 시도때도 없이 컨텐츠 생각을 할 수 밖에 없고…

#7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전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역량이 되겠거니 생각한다. 언젠가 미래에는 지금 하고 있는 일 중 하나를 더 디테일하게 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같은 일을 새로운 곳에서 할 수도 있겠고,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도 있겠지. (창업한단 소린 절대 안함)

#8

내 인생 커리어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이 맞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요즈음. 잠시 함께 일했던 동료가 떠나면서 준, 정말 고마웠던 편지의 일부를 오래오래 기억하기 위해 이 글에 남겨두어야겠다.